우리 J&B는 좀 특이한 방식의 멤버쉽을 운영을 하고 있는데, 일정 주기로 고객들 중 소수를 선정하여 멤버 자격을 부여한다. 즉, Invitation 방식으로 멤버가 될 고객들을 선정하고 있다. 이 고객들께는 J&B 전체 프로그램의 non-member fee를 공개하고, 해당 프로그램의 비용 중 많게는 거의 절반 비용으로 책정한 member fee도 함께 공개 한다. 멤버가 된 고객분들께는 예약 가능한 슬럿은 늘 우선적으로 확보해 드리는 것은 물론, 멤버 고객의 가족 (예. 동생/언니/오빠/형 등)들 또한 동일한 혜택으로 우리의 프로그램을 등록 할 수 있다. Joining fee 따위도 없다. 비용만 놓고 이야기 했을 때 우리가 멤버 분들께 제공드리는 비용은 비즈니스 수익면에서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손해보는 장사라는 것이다. 더욱이 우리는 직원들에게 과정과 결과에 따른 보상도 확실하게 하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선 이윤만을 고려했다면 이 멤버쉽은 안하는게 나을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이상한(?) 멤버쉽을 운영하기로 결정했을 땐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오늘은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 싶고, 늘 그렇듯 에피소드와 함께 이야기 하고자 한다. 1. 오랜시간 함께 할 수록 호구가 되어 가는 세상 나는 3년전에 골프 멤버쉽에 가입하게 되었다. 잠깐 설명을 덧붙이자면 미국은 private golf courses가 꽤 많은편인데 (골프장마다 규정은 다르겠지만) 대부분 멤버쉽으로 운영이 되며 일정의 멤버 fee를 내면 green fees, range balls가 unlimited이고, 골프장에서 운영하는 프로샵과 그릴에서 즐길 수 있는 물건/음식 등을 이용시 일정 금액 할인 받을 수 있다. 나는 골프라는 것을 즐기는 스포츠라고 여기기보단 나 혼자 혹은 나 포함 두 명 (미국에선 꼭 4인을 맞춰 라운드를 할 필요가 없다)이 조용히 명상하듯 하는걸 좋아라해서 업무 할 때 빼곤 유일하게 취미 삼는 그런 운동이다. 업무가 너무 바쁠 땐 하루 한 두 시간 내는것도 힘들지만 그래도 이것마저 하지 않으면 내 스스로에게 너무 하단 생각이 들어 멤버쉽을 등록 하게 되었다. 멤버쉽이 제공하는 혜택만큼 unlimited로 자주/많이 이용은 못하지만 멤버가 되기 전보단 당연히 자주 이용하게 되었고, member only events에서 마음 맞는 사람도 많이 만나게되어 멤버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매년 멤버 fee가 당연한 듯 오른다는 것이였다. 첫해에 멤버 fee가 오를 땐 그래, 코로나의 여파로 여러모로 힘들었던 비즈니스를 make up 해야 되서 그런가보다.. 했다. 하지만 두번째 해, 세번째 해까지 계속 차곡차곡 오르는 것을 보고 조금 어이가 없었다. 나도 비즈니스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단순히 fee가 오르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는 것이 아니다. 당연지사 물가 상승률도 고려해야 하고, 비즈니스 입장에선 계속적인 수익창출을 해야 되기 때문에 fee가 오르는 것을 그렇게 부정적으로 보진 않는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말하고 싶은건 이미 이렇게 자기들의 골프장을 잘 이용해주고, 매달 꼬박꼬박 member fee를 내고, 골프장에서 운영하는 그릴과 프로샵도 꾸준히 이용하는 "기존 고객"에게 까지 계속적으로 fee를 올릴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물론 내가 1년만 멤버를 유지하고 그만 둔 다음에 한 5년뒤에 다시 나타나서 member fee를 5년전과 똑같이 해달라고 하는 상황 혹은 멤버가 이용할 수 있는 benefits이 추가 되었거나, 시설에 대한 업데이트가 있어서 member fee가 올랐다면 다른 이야기겠지만 지금은 늘 그 자리에서 멤버 자격을 계속 유지하는, 몇 년째 누리는 혜택은 동일하지만 추가 비용만 열심히 내고 있는 나름의 로열(?) 고객에 대한 이야기이다. 미국은 본래 비즈니스가 굉장히 시스템적이기 때문에 사람 한 명 한 명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어짜피 비즈니스라는 것은 오너가 큰 그림을 그리는건데 왜 꼭 시스템에만 의존하는걸까? 난 내가 멤버로 있는 골프장을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라하고 편하게 잘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fee가 올랐다고해서 멤버쉽을 리뉴하지 않거나 하진 않을 것이다. 다만 그냥 아쉬울 뿐이다. 이 뿐만 아니라 오피스 리즈도 마찬가지다. 오랜 시간 계속 한 건물에서 오피스 스페이스를 계약하고 있는데, 계약 기간이 다가오면 바로 updated fee (=incresed fee)에 대한 안내가 온다. ㅎㅎ ^^ 이 두개 뿐이면 다행이겠다. 우리가 사용하는 각종 플랫폼들의 사용료도 시간이 지나면 야금야금 비용이 올라간다. 이쯤보면 비용이 올라가는것은 어쩜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난 이런면에서 조금 더 인간적으로 접근하고 싶은 것 같다. 비용을 올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문제일진 모르겠지만, 계속적으로 우리를 찾아주고 함께하는 고객한테는 다르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시스템으로 비즈니스를 하기 전 사람과 사람이 하는게 비즈니스인 만큼 주기적으로 찾아주는 고객들을 통해서 큰 이윤을 바라지 않는 것이 비즈니스가 더 성장하는 길이라고 (비즈니스 101도 들어보지 않은) 나는 생각한다. 골프장도, 오피스도 내 입장에선 비용이 올랐다고 다른 곳을 알아보는 것은 하진 않겠지만 모두가 나처럼 생각하진 않을 수도 있다. 계속적으로 함께하는 고객에게 덤을 주진 못할지언정 기계적으로 비용을 올리는 그런 회사가 되고 싶진 않다. 그래서 난 우리를 믿고 계속적으로 프로그램 등록을 해주시는 고객에게 말도 안되는 비용일지라도 그렇게 감사 표시를 하고 싶은 것 같다. 2. 뭘 믿고 J&B와 계약을 해요? 우리 J&B는 이전에도 언급한 바가 있지만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의 비율이 약 7:3정도 된다. 즉, 반 이상의 프로젝트는 우리와 계속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주시는 고객님들로 이뤄져 있고, 반이 조금 안되는 비율은 새로운 고객님들이다. 기존 고객님들은 우리의 프로세스를 잘 이해하시고, 우리와의 컨설팅 경험이 좋았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계속 해주시는 경우이기 때문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등록 시 사실 그렇게 질문이 많으시진 않다. 반면에 새로운 고객님들의 경우 우리 J&B를 소개 받고 와서, 혹은 홈페이지를 꼼꼼히 보시고, 상담과 인터뷰 프로세스에 믿음이 가서 비교적 쿨(?)하게 등록까지 빠르게 해주시는 경우도 있지만, 등록하기까지 계속적인 질문을 해주시고, 혹, 등록 기간을 조금 더 연장해 줄 수 있는지 등을 여쭤보시면서 등록에 있어 보다 신중한 경우도 많이 있다. 이는 당연한 것이다. 나 또한 물건이 아닌 서비스, 특히 내 자녀의 교육에 관련한 것을 결정할 때엔 다른때보다 더 신중하기 때문에 그 맘을 이해한다. 경영의 관점으로볼 때 이렇게 고민을 하고 계신 potential clients를 최대한 설득하고 우리 프로그램에 등록 하게끔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는것이 맞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한 고민을 계속적으로 해야 되는것이 맞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사람과 사람이 하는 컨설팅이라는 것을 하는 것이고, 컨설팅이라는 것은 단순히 조언이나 지적질을 넘어서 고객이 직면한 문제를 우리가 직접적으로 해결해 줘야 한다. 또한, 우리는 교육을 하기 때문에 너무 또 직설적으로만 해결을 해주면 안되고, 학생이 성장을 하면서 배울 수 있도록 간접적이되, 또, 결과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이 직접적인것과 간접적인 것이 조화를 잘 이뤄야 한다. 즉,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가 어떤 "설득", "권유"를 통해 우리의 프로그램을 등록 시키는 것이 우리의 경영 방식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 남-녀의 관계처럼 일방이 아닌 쌍방이 서로의 호감과 호기심을 갖고 시작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비유할 수 있겠다. 그런면에서 신규 고객님들께 최선을 다해 상담을 드리고, 우리가 드릴 수 있는 정보와 시간을 내어주는 것엔 변함이 없지만 그 이상은 고객님들이 결정해야 하고, 나름의 모험도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보니 언젠가 한번은 우리의 기존 고객님들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말이 기존 고객님이지만 이 분들도 언젠가는 우리에게 처음 문을 두드렸던 신규 고객, potential clients 였던 것이다. 기존 고객님들도 신규 고객님이였을 땐 여러 업체들과 상담을 받아 봤을 것이고, 혹 어떤 고객분들 (생각보다 많은 고객님들)은 다른 업체와 이미 진행을 해보고 마음에 들지 않아서 우리에게 오시기도 하셨고 그런 분들이 우리와 지금까지 계속적으로 프로젝트를 등록 해주신다는 것은 어쩜 쉽지 않은 결정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처음부터 패키지를 결정하기도 쉽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상담과 인터뷰 등의 절차를 통해 아직 컨설팅 전이지만 우리와 함께 해봐야겠다는 나름의 도전(?)을 해주셨고, 그런 분들이 좋은 경험과 결과를 얻으시고, 궁극적으로 계속적으로 프로그램을 추가 등록 해주시고, 두번째 자녀까지도 우리와 함께 해주시는 것들을 보며 그 결정이 새삼 대단하고 감사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더욱이, 우리가 거점을 두고 있는 Tysons와 Richmond 지역이 아닌 미국 내 다른 주에 계시는 고객님들, 더욱 더 멀리 한국 등에 계시는 고객님들이 어쩜 이 넓은 세상에서 인연이 되었다는것이 참으로 신기하고, 그렇기에 고객분들의 결정이 더욱 더 대단한 것이다. 한마디로 뭘 믿고 J&B와 계약을 하고, 뭘 믿고 계속적으로 우리의 고객으로 있어주시는지.. 물론 우리는 고객들과의 소통, 컨설팅 절차, 완성된 draft 등을 미뤄볼 때 단연 제대로 하고 있다고 믿지만 (발전의 여지는 늘 있는 것이지만), 그래도 객관적으로보면 그래도 J&B와 해보겠습니다. 하는 그런 결심에 큰 감사를 표하고 싶은 것이다. 멤버쉽은 최대한 소수로만 운영 할 예정이고, 일정한 항목을 고려하여 invitation을 발송 할 예정이다. 우리와 일정 갯수의 프로그램을 등록 해주셨던 고객님들도 당연히 고려가 되겠지만, 그린/오렌지 프로그램처럼 당장 어떠한 실전 에세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essay writing에 가치를 두시는 (이런 소중한 고객님들, 정말 찾기 힘들다!) 분들처럼 J&B에게 지불한 비용을 떠나 챗GPT와 같은 글도 써주는 인공지능이 판치는 세상에서 글의 가치를 공유 해주시는 고객님들도 계속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멤버쉽 자격을 드리기도 했다. 꼭 멤버쉽이 아니더라도 우리와 계속 함께 해주시려는 고객분들께는 어떤식으로든 혜택을 계속 드리고 싶고, 그렇게 할 예정이다. 이미 잡은 고기가 된 듯 고객이 되면 그때부턴 비용만 계속 올리는 미국 기업 시스템 속에서 조금이나마 다른 행보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