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11학년인데 9학년때부터 함께 해오고 있는 컨설팅 업체는 글(에세이)면에서 너무 믿음이 안가서 이번에 다시 업체를 알아보려고 해요. 그러는중 J&B를 알게되었는데, J&B도 컨설팅을 하시나요?" 처음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우선 컨설팅 업체가 에세이 실력이 없다는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리고 에세이에 대한 믿음이 없는데 그래도 2년동안 "컨설팅"을 받아왔다는게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마지막 질문이였다. 우리 J&B는 너무나 intuitive하게도 회사 이름 자체가 J&B Essay Consulting인데 컨설팅을 하냐고 묻는게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혹은 J&B와 꽤나 오랫동안 에세이 대회, 저널 등을 준비해오시던 고객님들도 간혹 이렇게 물어보신다. "어머, J&B도 컨설팅 하는지 몰랐어요. 진작 알았으면 J&B랑 원서 준비하는건데..." 꽤나 많은 학부모님들이 사용하는 "컨설팅"이라는 단어는 상당부분 "행정"에 초점이 맞춰진 그런 업체를 이야기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혹은, "컨설팅"이라는 단어를 11학년이 되서 준비하는 대학 입학 원서에 초점을 맞춰 생각 하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이렇게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이 참으로 많다. "9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컨설팅을 시작했는데.. 에세이 대회 몇개 나가보라고 알려주고 막상 그룹으로 준비시켜줘서 아이한테 맞는 글쓰기 수업이 이뤄지지 않았어요" "아이가 생각이 많은편이라 장황한 글을 쓰다보니 word limit을 맞추기 어려워하고 강력한 thesis 만드는 것을 어려워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코칭이 전혀 이뤄지지 않다보니 매번 같은 실수가 반복돼요" "몇달동안 커먼앱 준비하는데 준비만 길게 시켜주지 막상 임팩트있는 글은 안나와서 답답해요. 원서는 에세이가 중요한데 에세이랑 상관없는 SAT 선생님들이 봐주니 솔직히 믿음이 안가요" 그렇다. J&B에 문의를 주시거나 현재 우리의 고객으로 있는 대부분의 고객분들은 아이의 로드맵을 그려준다고 하는 유학원 혹은 컨설팅 업체와 계약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그 중 상당수는 이러한 컨설팅을 받으면서 막상 에세이에 대한 부분은 많은 부족함을 느끼다보니 에세이만큼은 우리 같이 에세이만을 전문으로 하는 곳을 별도로 알아봐야하는 피곤함과 어이없음을 감당하고 계신다. 빠르면 7,8학년부터 시작이 될 수 있는 이 컨설팅이라는것이 대부분 9학년이 되어선 안하면 불안한 것이 되는듯하다. 여기서 말하는 컨설팅이란, 대부분의 고객님들이 사용하는 컨설팅이란 이 아이가 이런 대학에 가려면 지금부터 이러한 것들 해야 한다~라는 로드맵인데 AP 과목은 어떤것을 선택해야 할지, 인턴쉽은 어떤것을 해야할지 등등 종합적인 관점에서 방향을 설계(?)해주는것이다. 사실 이는 우리 영역이 아니기도 하고 이러한 컨설팅이 필요한지에 대해선 주관적인 의견이 있을 수 있으니 자세히 다루고 싶진 않다. 다만 에세이 컨설팅을 하는 우리에게 상담 요청을 해주시는 상당수의 고객분들께서 비슷한 고충을 털어 놓으며 우리와 그들의 업무 범위(?)를 간혹 혼동하는것 같아 오늘의 해우소 주제로 다뤄봐야지 생각했다. 제목에 결론을 이미 지어버렸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이란건 여러가지 살을 붙여야 하기 때문에 몇가지 경험을 다뤄보고자 한다. 대부분의 유학 행정을 담당하는 유학원 혹은 컨설팅 업체라는 곳에서 지금처럼 에세이를 많이 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에세이라는 것이 미국 대학 입학에 상당 부분을 차지 (아니, 거의 다 차지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는 다음 해우소 주제로 다뤄볼 예정이다)하고 유학이라는 것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미국의 탑 스쿨 진학을 희망하기 때문에 많은 업체들에서 에세이를 놓칠 수 없는 하나의 사업 아이템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어찌보면 효자 상품 같기도 하지만 참으로 골치 덩어리이기도 한게 우리도 에세이라는것을 업무로 하고 있지만 에세이.. 정말 어렵다. 누구나 자기 분야를 쉽다고 생각하고 하진 않지만 일단 가장 어려운 부분은 에세이라는 굉장히 주관적일 수 있는 것을 체계적으로 가르친다는게 쉽지 않다. 또한 우리는 체계화된 과정을 통해 학생들 개개인이 본인의 색깔을 찾아 글을 잘 쓸 수 있게끔 훈련을 시켜주고싶은게 가장 큰 목표이지만 대부분의 고객들은 이러한 에세이로 결과를 내야 되다보니, 그렇다고 우리가 그냥 글을 써줄수도 없는 노릇이다보니 끌고 가며 결과까지 내야 된다는 이러한 이중적인 목표?가 참 힘들기도 하다. (물론 뻔한 이야기지만 과정과 결과는 긍정적인 관계를 갖고 있긴 하다.) 우리가 글을 잘쓴다고해서 그것을 고스란히 학생에게 전달하는것은 대필이 아니고야 불가능하다보니 학생이 잘 쓰게끔 만들어 주는 것이 쉽지 않은 부분이고 에세이 컨설팅이라는것을 직업으로 삼을려고 하는 사람을 구하는것도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에세이컨설팅을 한다고 하는 우리가 신기한지 한국의 대형 유학원 혹은 컨설팅 업체들이 이따금씩 파트너쉽을 맺자고 문을 두드린적이 꽤나 많다. 그도 그럴것이 유학원은 큰 판을 키우는 곳이기 때문에 다~하는데 에세이만 안할 순 없고, 그렇다고 에세이를 제대로 체계적으로 하기엔 참 쉽지 않고, 학벌 좋은 강사들 데려다 놓고 에세이 하라고 했는데 대표가 에세이를 모르니 관리도 안되고 그러니 에세이만 전문으로 하는곳과 협업만 잘해도 괜찮다 싶을 것이다. 물론 한국에서 보통 파트너쉽이라고 했을 때 서로 도움이 되는 구조보단 한 party가 이기는 구조로 만들고, 주된 업무인 에세이는 공장에서 찍어내듯 요청하며 아주 합리적인 가격에 말도 안되는 시간안에 글을 완성 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에 우리랑 절대 비즈니스 구조가 맞을리가 없으니 파트너쉽 같은건 일어날 수 없는 꿈 같은 일이였다 ㅎㅎ 에세이라는 업무를하며 동종업계라는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우리도 이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랑 서로 업무도 공유하고 파트너쉽을 통해 이 사업 분야(?)를 발전 시킬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다고 생각 했기에 처음엔 파트너쉽을 제안하는 업체들과 진지한 미팅도 여러번 했었다. 여러면에서 대화가 잘 통하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에세이에 대한 철학을 갖고 있는 우리에게 그들이 에세이를 대하는 태도는 참으로.. 음. 정확한 표현이 생각나진 않지만 어이없음을 넘어서 좀 섭했다. 그들과 미팅을 하면 할 수록 에세이라는 영역을 정말 잘 모르고 하고 있구나 라는 느낌을 너무 많이 받았고 공통적으로 알 수 있었던 것은 에세이라는것을 교육적인 접근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서비스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가령, (그때까진 그들이 에세이 "컨설팅"을 하는 줄 알고) 에세이 컨설팅을 하면 대부분 고객들의 만족도는 어떻냐는 우리의 질문에 "결과 안나오면 될때까지 다른 대회 해주면 되죠~"로 이야기를 하고 Concord Review처럼 가성비가 낮은 대회는 아예 빼버렸다는 말 등 이런말들이 참으로 민망했다. 물론 이해한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비용을 지불했기 때문에 투자(?)대비 안전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회가 좋고 마치 에세이 대회는 죽어라고 나가면 언젠간 결과가 나오겠지~와 같은 접근이 결과만을 생각하는 (일부) 고객에겐 아주 먹히는 말일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에세이라는 것을 한다는 회사 대표라면 그런식으로 접근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큰 틀안에선 학생이 에세이를 배우고 스스로 준비 할 수 있는 힘을 주되 그 안에서 방향과 아이디어를 잘 도와주어 좋은 결과까지 있게 해줘야 되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 그러나 학생 개개인의 강점과 관심 분야를 크게 고려하지 않고 결과나올때까지 이것저것 해보자~라는 식의 방식과 소위말해 안될 것 같은 대회는 하지도 말잔 식의 접근이 에세이를 행정으로만 보기 때문에 할 수 있는게 아닐까 싶다. 대학입학에세이인 레드를 상담 주시는 고객들 중 간혹 당연한듯 학생 커먼앱 계정에 들어가서 대신 submit해주는 일종의 편리한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냐고 묻는다. 자녀가 꼼꼼하게 잘 제출할지에 대한 걱정으로 물어봐주시는 것은 알지만 얼마나 에세이를 서비스로 여기면 이런 질문들을 해주시는지, 혹은 많은 업체들이 이렇게 하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는데 과연 에세이 자체의 퀄리티는 신경쓰면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궁금하다. 로드맵 그려주고 에세이 대신 제출해주고, 그래 다 좋다. 그러한 서비스 자체가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지불한 비용에 대한 댓가로 서비스를 제공하는것은 자본주의에선 당연한 거니깐!). 하지만 많은 고객님들이 털어놓는 고충을 이해해보자면 서비스 이전에 "에세이"라는 영역을 "사업분야"중 하나로 내세웠다면 에세이를 먼저 신경쓰고 그 이후에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맞는 순서이다. 정말 제대로 된 에세이가 필요하다면 "컨설팅"하는곳 말고, "에세이 컨설팅"하는곳과 함께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