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에밀린(가명)은 생후 1년동안 반년은 한국에, 나머지 반은 미국에서의 시간을 보낸 아주 태생부터 글로벌한 아이다. 한국에서의 시간동안 아이의 100일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백일’ 잔치(?), 파티(?)라는 것을 해줘야 했다. 물론 미국에 있었어도 해줬겠지만 한국에 있다보니 좀 더 신경써서 백일 파티를 준비하고 싶었다. 하지만 업무적으로 너무 바쁜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기도 하고, 한국식 백일 파티가 익숙하지 않았기에 나를 대신해 내 딸 에밀린의 백일 파티를 적극적으로 준비 해줄 수 있는 업체들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여러 업체들에게 문의를 한 결과 대부분의 업체에서는 자신들이 갖고 있는 백일상의 템플릿(?)을 내밀기 바빴고, 아이의 개성을 고려하여 특별한 백일상을 차리고 싶어하는 나의 니즈를 조금은 황당하게 생각했다. 물론 백일상에 올라가야 할 것들은 크게 정해져있고, 대부분 모든 분야에서 유행을 따라가는 한국을 잘 알고 있었기에 놀랍진 않았지만 그래도 난 내 딸만의 뭔가 유니크한 백일상을 원했다. 업체가 요구하는 비용을 지불할 의향도 있었고, 적극적으로 내가 원하는 방향에 대해 컨설팅 받을(?) 준비도 되어 있었다. 그나마 나의 요구를 조금이라도 이해해 줄 수 있는 업체와 진행을 결정했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백일이기 때문에 업체에서 추천하는 전망 좋은 베뉴, 음식, 상 차림 등을 적극 수용하고 백일을 맞이 하였다. 예상은 했지만 아쉽게도 나와 같은 업체에서 백일 파티를 진행한 사람들의 백일 후기 사진을 보니 주인공과 ‘OOO의 백일’이라는 문구에서 OOO만 달라졌지 특별히 다른게 없었다. 아이들의 얼굴만 다르지 상차림의 틀은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었다. 상차림 자체는 너무 예뻤지만 상에 올라간 아이템들이 각 무슨 의미를 갖고 있고, 그게 왜 우리 딸 상차림에 잘 맞는것인지와 같은 나의 질문은 그냥 질문이 너무 많은 유별난 부모라는 인상만 심어줬을 뿐 원하는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나랑 같은 업체에서 준비하지 않았더라도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대부분의 아이들 백일상은 마치 복사붙여넣기를 한 듯 개성없이 거의 동일 했다. 내가 유별나서 딸 아이 백일상 차리는데 이렇게 유난을 떨 수도 있었겠지만 내 딸 에밀린이 아니더라도 어떤 아이한테도 차려줄 수 있는 백일상에 우리 에밀린도 참여 시킨 것 같아 많이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미국에 돌아와 1년(돌)을 맞이하게 되었다. 미국에 있는 만큼 이젠 한국식이 아닌 미국식의 1st birthday party를 준비할 계획이였다. 이곳 미국에서도 아이의 생일, 그 중 첫번째 생일 만큼은 (물론 정도차가 있겠지만) 성대하게 준비하는 편이다. 생일 파티도 생일 파티지만 1년즈음 되었을 때 ‘Cake Smash’라고 하여 1년이 된 아이 앞에 케이크를 놓아 주고 이때쯤 아이들은 자신 앞에 있는 사물을 만지고 때리고 던지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케이크를 마구 때린다는 의미에서 ‘Cake Smash’라는 용어를 써서 스튜디오 촬영을 하곤 한다. 재미있는 추억이 될 것 같아 맘에 드는 photographer를 소개 받아 계약 했다. 다행스럽게도(?) 한국과는 달리 템플렛을 보내면서 어떤것을 고를거냐고 묻진 않았다. 다만, 또다른 문제가 있었다. 사진촬영이기 때문에 뒷배경을 어떻게 꾸밀지, 어떤 케이크로 할지, 아이의 옷은 어떤걸 입힐지 등 고려할 사항이 많았다. 아이의 옷 정도는 내가 고르고 나머지 사진 세팅은 photographer가 알아서 준비해주던지 아님 나와 논의를 통해 특별히 세팅을 해주지 않을까 예상 했다. 예상과는 달리 photographer는 나에게 굉장히 적극적으로 이메일과 전화 연락을 주어 이것저것 질문을 해왔다. 가령, “케이크는 어떤맛(색)으로 준비할거야?”, “케이크 크기는 2단으로 할꺼야? 아님 1단으로 할래?”, “아이 옷은 어떤걸 입힐거야?”, “뒷 배경에 뭐 넣고 싶어?”, “사진에 등장시킬 아기 물건들 있으면 알려줘“, “너가 생각하는 사진의 전체 색깔은 뭐야?”, “전반적으로 어떻게 진행되었음 좋겠는지 너의 아이디어를 줘!” 수많은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아니, 좀 알아서 해주면 안되나?” 소리가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원래 미국에서는 누군가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고객이 좋아할법한 것들을 알아채내고 구현해주는 자체가 어떤 분야에서든 오지랖이고 어찌보면 선을 넘는 무례한 행위 일 수 있기 때문에 모든걸 상의하는것을 잘 알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Cake Smash라는 것을 처음 해보고, 내가 아티스트가 아닌데 사진의 아이디어와 컨셉, 색깔을 자발적으로 다 생각해야 된다는게 너무 벅찼다. 그리고 자신들이 전문가면 큰 아이디어와 컨셉은 제공, 아니 추천이라도 해주고 그 안에서 꼭 필요한것만 나와 상의하는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아이의 성공적인 Cake Smash를 위해 나의 아티스틱하지 않은 감각을 탓하며 내 선에서 최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photographer는 내 “아이디어”를 잘 받아 먹고 사진 촬영을 수행해 주었다. 내 딸 에밀린이 촬영에 적극적으로 임해주어 케이크를 마구 후려치고 얼굴에 묻히고, 웃으면서 사진이 예쁘게 나오긴 했지만 난 여전히 내가 고른 케이크, 드레스, 뒷 배경에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들을 조잡하게 나열한점, 왜 저기 풍선이 있지?싶을 정도로 쌩뚱맞은 풍선 데코 등이 참 맘에 안든다. 애초부터 내 아이디어가 맘에 안드는데 내 아이디어를 참으로 잘 살려준 photographer가 원망(?)스럽다. 앞서 소개한 2가지 사건을 토대로 내가 오늘 이야기 하고 싶은 내용은 아이디어는 절대 주지 않는 미국, ‘나’를 고려하지 않고 템플렛을 공장식으로 돌리는 한국에 관한 내용이다. 물론 내 경험으로 일반화를 할 순 없고, 이런게 모든 업종에 다 적용된다고 할 순 없지만 최소한 우리 에세이 업계에서는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 같기에 오늘의 글을 전개하기 전 내 개인 이야기를 넣어 보았다. J&B의 고객 중 한국적 배경을 갖고 있는 고객들의 대부분은 우리 딸 에밀린처럼 미국에서 태어났거나 그 외 국가에서 태어났지만 대부분 미국 교육을 받았다. 미국의 문화와 언어가 충분히 편한 우리 고객들이 미국인들로만 구성된 컨설팅 업체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하며 우리 J&B를 찾는 이유는 뭘까? 여기서 이야기하는 미국인들로만 구성된 컨설팅 업체는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전혀 알지 못하는 non Koreans, (주로) 백인으로만 구성된 컨설팅 업체를 뜻한다. 정답부터 이야기하자면 미국인들은 고객에게 절대 아이디어를 주지 않는다. 아이디어를 주지 않는것을 넘어 고객의 아이디어 또한 크게 수정하지 않는다. 고객이 작성하는 페이퍼의 주제, 그리고 고객이 겪는 어려운점, 글의 가장 핵심인 독창적인 아이디어 대해 이야기 하기 보단, 즉, 실질적인 도움보단 아주 큰 틀에서 페이퍼를 쓰는 방법 (가령, 유용한 웹사이트 소개, 에세이를 쓰기 위한 브레인스토밍 등)에 대해서만 지도할 뿐이다. 그러다보니 미국인들에게 된통 당한(?) 고객들의 부모님들이 상담 전화에서 이렇게 말씀 하신다. “아이가 에세이 대회를 나가본적도 없고 주제에 대한 이해도도 많이 없는데 (미국인) 컨설턴트는 자꾸 아이한테 잘했다고 칭찬만하고 아이디어에 대한 점검을 절대 안해줘요”“아이가 아이비 교수의 지도로 리서치 페이퍼를 작성하고 있는데 겉핥기식의 리뷰만 해주니 답답할 노릇이에요.”“Concord Review에서 주관하는 Camp에 참여 했는데, 아이가 다루고 싶은 주제와 상관 없이 “what is a history paper?”, “how to reference”와 같은 일반적인 내용만 가르쳐주더라구요. 시간 낭비 했어요”“입학원서에 필요한 에세이를 작성중인데 미국 컨설턴트는 자꾸 아이에게 어떤 내용을 작성하고 싶은지만 물어보고 영어적인 첨삭만 제공 할 뿐이라 정말 실망스러워요” 모든 미국인이라고 이야기 할 순 없지만 대부분 한국적 배경이 전혀 없는 미국인들로만 구성된 컨설팅 업체의 경우 “미국식” 교육만을 지향한다. 여기서 이야기 하는 “미국식” 교육은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하고 독립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가이던스를 제공하는 선생님의 입장에서 매우 최소한의 교육만 제공하는 것을 이야기 한다. 학생들의 독립적인 사고를 이끌어 낸다는 명분하에 선생님들은 학생의 학업, 그 중 에세이에 대해 관해서는 격렬하게 수동적인 입장을 취할 뿐이다. 학생의 아이디어와 에세이 구성에 대해 왈가불가 하는 것 자체가 선을 넘는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교육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게 어찌보면 굉장히 좋은 교육처럼 보인다. 하지만 에세이 자체가 아이디어 싸움이고 이를 일정 분량안에 글로서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행위인데 독립적인 교육이라는 명분하에 뒷짐지고 간단한 “조언”만 하는것이 학생들의 에세이 교육에 얼마만큼 큰 도움이 될까? 우리 고객님 어머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백인 컨설팅 업체”의 경우 에세이 대회 혹은 저널 등재를 위한 리서치 페이퍼를 작성하고 싶어서 컨설팅을 요청하면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가이드를 주지 않고 아이가 먼저 시작 할 수 있도록 장려(?)를 해주고 어떤식으로든 글을 써오면 무한 칭찬과 함께 에세이의 테크닉(?)만 가르친다고 한다. 아이가 작성해야 하는 에세이를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면서 완성을 시켜주는게 아니라 아이의 에세이와는 상관 없이 아주 객관적으로 레퍼런스페이지는 어떻게 작성하는건지, 리서치에 도움되는 사이트는 무엇인지와 같은 아주 큰 그림에서의 교육만을 제공한다는 것이였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 고객들 중 Concord Review를 도전하는 경우 J&B를 찾기전 Concord Review 차원에서 제공하는 캠프에 참여한 경우가 많다. 이 캠프의 효과성에 대해선 주관적인 의견만이 난무하겠지만 우리 고객들 대부분은 “괜히 했다”, “불필요하다”와 같은 피드백을 우리에게 전해 준다. 고객이 쓰고자 하는 글에 대해 아이디어도 점검해주고 고객의 부족한 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려주고 지도를 해야 하는데 “what is a history paper”, “the importance of referencing”과 같이 요즘 시대에 인터넷에 검색만 하면 다 나오면 자료들을 갖고 캠프를 제공한다는 것이였다. 그러다보니 Concord Review에 제출할 페이퍼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완성해 줄 수 있는 제대로 된 업체를 찾아 나서고, 그 결과 J&B로 오는 것이다. 반면 이렇게 아이디어를 제한적으로 주는 미국에 비해 한국은 어떨까? 앞서 이야기한 우리 딸 에밀린의 백일 파티에서 봤듯 무한한 아이디어(템플렛)를 주는것에 대해 한국은 큰 거부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아이디어/템플렛이 나만을 위한 것일까? 에세이라는 것은 아이디어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그 아이디어가 얼마나 독창적이고, 나만의 것인지도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다보니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처럼 보여도 그 내용이 진부하다면 그건 거의 쓸모 없는 아이디어나 마찬가지다. 우리 고객들 중 한국에 있는 업체와 컨설팅을 경험하고 불만족스러워서 J&B를 찾은 분들의 경우 이렇게 많이들 말씀 하신다. “아이가 리서치페이퍼에 다뤄보고 싶은 분야가 있는데, (업체에서 인력이 없어서 그런지) 그런 주제는 인기 없는 주제라면서 자꾸 다른 주제를 추천하더라구요..”“입학에세이를 쓰는데 1:1로 컨설팅 해준다면서 결국엔 유사전공 아이들끼리 그룹화해서 선생님 한명으로 돌리는데 아이디어가 겹칠까봐 너무 걱정되요”“아이는 미국에서 자라고 영어가 편한 아이인데 에세이 작성에 있어서도 한국식 특유의 주입식 교육을 시키니까 아이가 글쓰는데 기계적인 틀만 생각해요” 이전 글에서도 많이 언급했지만 우리 J&B도 한국에 있는 업체들이 업무 외주를 맡겨 고객들의 에세이, 그중에서도 입학 원서 에세이를 많이 경험해 보았는데 글의 주인공이 이떤 학생인지 전혀 정보가 없이 Harvard는 이렇게 써야한다~, Yale은 이렇게 써야한다~와 같은 느낌만 부여하며 글 작성을 요구하는걸 보고 고객들이 이야기하는 불만을 아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에세이라는것도 큰 틀이 존재하긴 한다. 또한, 입학에세이와 아카데믹에세이는 분명 다른 느낌으로 써야 하는것은 맞다. 하지만, 한가지 공통사항은 그 글의 주인이 누구인지, 그 글 안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이 분명히 전달되는지, 특히 입학에세이의 경우 얼만큼 호소력있게 내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지, 그 이야기가 진부하지 않고 재미있게 다가오는지 등 객관적이지만 굉장히 주관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런것들을 무시하고 다수의 고객 에세이를 한 번에 작업했을 때 그 결과는 안봐도 비디오다. 우리 J&B는 고객상담팀와 에세이컨설팅팀이 굉장히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고객상담팀이라고해서 에세이를 전혀 알지 못하고 상담만 잘하는 직원들을 두는 것이 아니고, 에세이컨설팅팀이라고하여 에세이의 현 주소가 어떤지 전혀 모르고 글만 잘쓰는 사람들을 모아 놓은 것도 아니다. 끊임 없는 팀간의 회의를 통해 우리 J&B가 처음부터 지향해 나가고자 했던 방향인 ‘고객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살릴 수 있는 에세이를 만들 수 있도록 컨설팅 하자’를 지켜나가고 있고 더욱 더 굳건히 지켜낼 것이다.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국인으로서 미국 업체의 아쉬움, 한국 업체의 아쉬움은 내가 딸 에밀린의 백일과 돌을 준비하면서 몸소 체험하고 느낀 부분이다. 이러한 아쉬움들이 우리 에세이 시장, 특히 우리 J&B를 찾아주는 고객들 또한 조금은 다르지만 같은 방식으로 느끼는 것들을 잘 알기 때문에 최소한 우리 J&B에서는 그러한 갈증과 답답함을 느끼지 않도록 더욱 더 우리의 초심을 잘 지켜나가야겠다.